- 전시설명
<보도자료>
眞 品 名 品
2019 진품명품展- 한국美의 再인식
■전시 개요
일시 12월 11일~18일
장소 아라아트센터
주관 진품명품 전시추진위원회
주최 한국고미술협회 종로지회
기획 전시총괄 강민우 ( 한국고미술협회 종로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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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한국미의 진정한 유전자는 애상적 소박미가 아닌 당당함의 미학
- 2019 진품명품전.. 우리 전통 카펫 조선철, 조선판 3D 회화 지직화, 목가구 등 1000여점
- 삼국시대 토기부터 고려청자, 분청백자, 달항아리까지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
한국 전통미의 진가를 감상할 수 있는 ‘2019 진품명품展’이 12월 11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진품명품 전시위원회(전시 총괄 강민우)가 주관하고 한국고미술협회 종로지회가 주최하는 이 전시에는 서화, 고가구, 도자, 공예품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한국의 카펫으로 불리는 조선철(朝鮮綴) 6점이 일본에서 귀환 후 첫 공개된다. 지난해 소개돼 관심을 모았던 지직화(紙織畵)와 함께 비교해 볼 수 있게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추사 글씨, 조선 목가구, 고려청자, 분청 백자, 백자 달항아리, 승자총통 등 눈여겨볼 만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된다.
전시는 한국미술을 야나기 무네요시의 민예론에 입각해서 소박미로 한정 짓는 것을 거부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고려불화 등 극한의 정교함과 화려함을 보여주는 미술품들이 한국미술의 긴 흐름 속에 공존해 왔다는 점을 환기시키려 한다.
1. 한국의 카펫 ‘조선철(朝鮮綴)’....세밀하고 담백한 화려함, 한국미의 원형 ‘복권’
우리의 전통 주거문화 하면 좌식의 한옥 ‘온돌’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삼국시대 기록을 보면 당시엔 입식 생활을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온돌이 아닌 입식 생활에 필요한 용품 중 하나가 바로 카펫이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 카펫의 전통은 오래됐다. 삼국시대부터 우리 카펫의 아름다움이 알려져 이웃 나라에 특산품으로 전달됐다. 마루 생활을 하는 일본에서는 조선에서 들어온 카펫이 ‘조선철’이라 불리며 세도가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우리 전통미의 한 가닥을 엿볼 수 있는 ‘조선철’은 일본 교토 기온마츠리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다 2016년 경운박물관에서 일본 소장가(요시다 고지로 기온 재단 고문)의 조선철이 전시되면서 비로소 국내에 알려지게 됐다.
이번에 출품되는 조선철은 일본에서 구입해 국내에 환수된 작품들이다. 수평 구도에 학과 봉황 도상의 작품과 귀족들의 화려한 생활모습을 연상시키는 도상과 길상문들이 어우러진 작품 등 모두 6점이 출품된다. 특히 뒷면이 현대미술의 기하학적 추상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 눈길을 끈다. 조선철은 문양에 따라 사자도와 호접도, 오학도와 기물ㆍ보문도, 풍속ㆍ산수도, 줄문도까지 여섯 가지 문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18세기 조선철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오학도’는 다섯 마리의 학 문양이다. 학은 장수와 선비의 기상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중앙에 날개를 활짝 편 학을 중심으로 네 마리 학이 쌍을 이루어 마주 보고 있다. 하늘을 나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으로 주변에 기물, 꽃, 까치를 배열했다. 기물은 군자의 필수 교양으로 여겼던 금기서화(琴棋書畵)가 중심을 이룬다. 금(琴)은 음악(악기)을 , 기(棋)는 바둑을 , 서화(書畵)는 서예과 그림을 말한다. 동양화에서도 속세를 떠난 경지에서 거문고ㆍ바둑ㆍ글씨ㆍ그림을 즐기는 것을 즐겨 화제로 다뤘다.
보문은 길상스러운 기물을 형상화한 것으로 불교의 팔기상문과 도교의 암팔선문이 있다. 이를 혼합한 잡보 등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동남아에서 많이 쓰였다. 보문과 함께 연꽃, 모란, 초화문을 함께 화제로 삼았다.
이번 전시작 ‘기물 보문도’는 기물과 보문이 어우러져 있고 사대부의 생활상을 짐작게 해주는 인물들도 표현돼 있다. 전시작 ‘오학도’는 위아래에 단순한 줄문으로 처리함으로써 다섯 마리의 화려한 학을 더욱 부각해준다. 줄문은 문양을 넣지 않고 씨실의 색을 바꿔가며 제직해 가로 줄무늬를 표현한 것이다. 줄문은 간결하지만 현대적 미가 물씬 풍긴다. 조선철 중에는 산과 누각, 꽃과 나무 등이 어우러진 풍경과 괴석과 대나무를 과감하게 표현한 것들도 있다. 청화백자에서 자주 보이는 능화문(菱花紋·마름모가 이어진 무늬) 안에 나비를 그린 작품도 있다. 먹이나 물감으로 그린 그림엔 화려한 색감을 지닌 중동이나 서양 카펫과는 달리 수묵담채화처럼 은은한 색이 펼쳐진다. 화려했던 고려의 미감이 조선의 미감으로 변모된 모습으로 읽힌다.
조선철은 면실을 날실로, 양과 염소의 거친 털을 씨실로 하여 문양을 철직(태피스트리) 기법으로 제직 했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그 위에 먹 또는 안료로 선이나 그림을 그려 회화성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한국 전통 미감의 정교하고 화려했던 점을 엿보게 해 준다. 깔개뿐 아니라 외풍을 막아주는 벽걸이로써 장식성도 가미됐다. 18~19세기 조선시대에 제작됐지만 화려했던 고려 미술의 명맥을 보는 듯하다.
조선철은 16세기부터 조선 통신사를 통해 일본에 전해졌거나 일본으로 다량 수출되었다. 교토 기온마츠리의 수레장식에 사용되었고, 색감이 뛰어나 일본 상류가정의 애장품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적 용도 이외에는 사용이 엄격히 규제되었기 때문에 유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특히 조선철은 조선의 통치이념인 성리학의 ‘청빈 사상’과 16세기 온돌문화가 시작되면서 정작 조선에서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한국미술의 새로운 유전자를 발굴한다는 차원에서 앞으로 깊은 연구가 요구된다.
2. 조선의 또 다른 역동적 회화양식 지직화(紙織畫)....조선판 ‘3D 회화’
지직화는 일반적인 회화와 달리 그림을 그리고 커팅 후 직조(weave)하여 표현한 회화다. 같은 크기의 흰 종이를 커팅해 날실로 삼고 커팅 그림 종이를 씨실로 삼아 직조하는 그림이다. 그러기에 직조 회화(織造繪畫)로 불리기도 한다. 조선시대부터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매우 희소하여 우리에게 잊혔던 전통 회화 양식이다. 직조 후 붓질을 하여 특정 대상에 깊이감과 원근감을 강조했다. 작업 과정 또한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섬세한 작업으로 정교하고 치밀한 묘사와 규칙적인 형태가 만들어 내는 균형미는 일품이다. 한국 중국 일본의 작품이 전해지고 있으나 한국 작품은 그 수가 매우 적어 희소가치가 매우 높다. 서구 인상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일본 우기요에의 역동성은 한국 지직화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끼요에는 일본 만화의 모태이기도 하다. 우리의 지직화는 일종의 조선판 3D 회화라 할 수 있다. 출품된 지직화에서 회화의 평면성을 탈피하려는 현대성을 엿볼 수 있다. 이제 고인이 된 신성희 작가의 작품도 조선 지직화의 기법을 나름으로 소화해낸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채색한 캔버스를 가늘게 찢은 뒤 그 조각들을 다시 접고 묶어 매듭을 만들어 입체적 회화를 탄생시켰다. 입체적 요소를 평면에 끌어들여 3차원의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 것이다. 조선지직화는 『세계 미술대전 집(世界美術大全集)』과 『계간 미의소식 [季刊美のたより]』에 소개되고 있다. 전시에 출품된 지직화 2점은 모두 일본에서 구입한 것이다.
3. 고서화 150점, 조선 가구 목기 200여 점, 도자 500여 점, 고려 금속공예품 등 1000여 점 출품
최근 들어 외국인들의 조선 목가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출한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구 전문가들은 반출만 허용된다면 값은 천정부지로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화재청도 내년 상반기 중 해외 반출 허용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서양의 화려한 가구들과 함께 놓아도 기죽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한다. 서양 가구와 동시에 비치했을 때 오히려 중심을 잡고 아우르는 모습이 특이하다는 것이다. 서양 가구를 아우라로 삼아 더욱 빛나는 ‘당당한 화려함’의 미학이라고 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