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전 문화재청장)가 몽유도원도 이미지를 배경으로 ‘안목, 미를 보는 눈’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안윤수기자 ays77@ |
시장 20년 넘게 ‘빙하기’ 지속
고미술협회, 활성화 계기 마련
매주 목요일 총 14회로 진행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안목, 미를 보는 눈’ 첫 강연
윤용이ㆍ이태호ㆍ배기동ㆍ문명대 등
학계 최고 전문가 릴레이 강연
[e대한경제=이경택 기자] “우리 한국미술사에서 첫 번째 컬렉터는 안평대군입니다. 그는 1447년 안견이 3일 만에 그린 무릉도원도에 이듬해 ‘무릉도원’이라고 직접 쓰고, 신숙주ㆍ성삼문ㆍ김종서 등 세종조 학자들이 축시까지 썼습니다. 그 유물들이 지금 일본 천리대 도서관에 소장돼 있습니다.”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전 문화재청장)는 17일 돈화문로 부미빌딩에서 진행된 강연의 첫 운을 그렇게 뗐다.
![]() |
| 양의숙 한국고미술협회장,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이원복 전 부산박물관장(왼쪽부터) |
이날 강연은 한국고미술협회(회장 양의숙)에서 국내 미술시장의 폭발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침체의 늪을 걷고 있는 한국 고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한 ‘제1기 고미술아카데미’의 첫날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양의숙 회장은 “한국 고미술에 대한 애정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고미술 애호가의 저변을 확대하고 고미술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 ‘고미술문화 아카데미’를 개설했다”고 강연에 앞서 인사말을 했다.
한국고미술협회는 지난해 창립 50돌을 맞았고 전국 14개 지회에 정회원 500여명과 분야별 전문 감정위원 2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안목, 미를 보는 눈’이란 타이틀로 강단에 오른 유홍준 교수는 일본인 고미술상의 한국진출부터 동창상회ㆍ배성관 상점 등 일제하 첫 한국인 골동가게, 미술애호가들이 모여들었던 ‘장택상(초대 외무부장관) 사랑방’, 소전 손재형ㆍ간송 전형필 등 역대 컬렉터들의 안목과 미감에 대해 프린트된 강의록과 함께 상세히 소개, 큰 호응을 얻었다.
강연은 매주 목요일 열리며 모두 14회 마련된다. 강사로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외에 윤용이ㆍ이태호 명지대 석좌교수,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 이원복 전 부산국립박물관장, 정병모 경주대 교수 등 고미술 부문 국내외 최고 전문가가 총망라돼 있다. (표 참조)
지난해 문화재청장에서 물러난 정재숙 전 청장도 연사로 나선다.
이처럼 고미술 학계의 최고권위자들이 연사로 나선 데는 ‘고미술 빙하기’가 20년 넘게 이어져 온 것과 무관치 않다.
인사동의 한 고미술상은 “한때 3000만~4000만원을 호가하던 조선시대 분청사기가 지금은 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힘들다”며 “거래가만 놓고 보자면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푸념했다.
한국 고미술의 그 같은 위상을 대변하듯 고미술협회가 마련한 이날 강연장에도 50여명에 이르는 청중 가운데 최근 국내 미술시장 활황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20~30대 MZ세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고미술시장에서 달항아리의 비상을 보면 학계 권위자로 이뤄진 전문가들의 강연은 충분히 의미있는 행사로 받아들여진다.
![]() |
![]() |
달항아리의 경우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고(故) 혜곡 최순우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미술사학자들이 달항아리 예찬론을 펴고, 수화 김환기가 회화작품으로도 표현한 사실이 알려지며 위상이 높아져가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새 경매에서도 10억원대에서 30억원대로 낙찰되며 기록을 경신 중이다. 달항아리 사례에서 보듯 고미술시장도 학계의 뒷받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부활의 닻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볼 수 있다.
강연에 연사로도 참여하는 이태호 교수는 “고미술에 대한 관심이 우선돼야 합니다. 공공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기획전이나 작가 발굴이 이어져야 하는데 그런 게 너무 부족해요.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30년 동안 진행한 기획전 중 전통서화 관련 전시는 5~6%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협회에서 마련한 강연이 갖는 의의가 큽니다.”
이경택기자 ktlee@dnews.co.kr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